지루한 달리기는 이제 그만! ‘파틀렉’으로 즐겁게 강해지는 법

새로운 훈련방식으로 재미를 더하다.

매일 같은 코스를 달리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지시나요? 또는 스톱워치의 숫자에 얽매여 달리기 자체의 즐거움을 잊으셨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의 훈련 루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파틀렉(Fartlek)’을 만나보세요.

파틀렉은 스웨덴어로 ‘속도 놀이(Speed Play)’를 의미합니다. 이름 그대로, 이 훈련은 정해진 규칙이나 구조 없이 달리는 사람의 기분, 지형의 변화, 혹은 주변의 자극에 따라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며 ‘노는’ 것처럼 달리는 방식입니다. 1930년대 스웨덴의 육상 코치 예스타 홀메르(Gösta Holmér)에 의해 개발된 이 방법은 딱딱한 훈련의 틀에서 벗어나 재미를 더하면서도, 신체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키는 강력한 훈련법입니다.

파틀렉, 다른 훈련과 무엇이 다를까요?

파틀렉은 다른 대표적인 스피드 훈련과 뚜렷한 차이점을 가집니다.

  • vs. 인터벌 훈련 (Interval Training)인터벌 훈련은 ‘400m 5k 페이스로 12회 반복, 각 2분 휴식’처럼 운동과 휴식 구간의 거리, 시간, 강도가 매우 엄격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이때의 휴식은 다음 고강도 반복을 위해 걷거나 멈춰 서는 ‘수동적 회복’이 중심입니다. 반면, 파틀렉은 정해진 구조가 없고, 회복 시간에도 완전히 멈추는 대신 페이스를 낮춰 계속 달리는 ‘활동적 회복(Active Recovery)’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 vs. 템포 런 (Tempo Run)템포 런, 즉 지속주는 ‘적당히 힘든’ 수준의 페이스 하나를 정해 20분 이상 꾸준히 유지하는 훈련입니다. 주된 목적은 젖산이 급격히 쌓이는 지점, 즉 젖산 역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파틀렉은 하나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변화’시키는 것 자체가 훈련의 핵심입니다. 덕분에 젖산 역치는 물론 최대산소섭취량(V˙O2max​)과 페이스 전환 능력까지 동시에 기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시작할까요? 파틀렉 훈련 방법

파틀렉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자신의 수준에 맞춰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1. 모든 훈련의 기본: 웜업과 쿨다운

  • 웜업 (10~20분): 부상 예방을 위해 가벼운 조깅으로 체온을 올리고, 동적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세요.
  • 본운동 (20~45분): 아래에 소개된 다양한 파틀렉 방식을 시도해보세요.
  • 쿨다운 (10~15분): 훈련 후에는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로 심박수를 서서히 안정시키고, 정적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파틀렉 훈련의 종류

파틀렉은 정해진 규칙이 없는 ‘자유형’부터 체계적인 ‘구조형’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자유로운 ‘클래식’ 파틀렉 (비정형적)
    • 지형지물 기반: “저기 보이는 나무까지 빠르게 달리고, 다음 가로등까지는 천천히 조깅!” 이처럼 주변 환경을 놀이터 삼아 속도를 바꾸는 가장 고전적인 방식입니다.
    • 음악 기반: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에 맞춰 달려보세요. 노래의 후렴구나 비트가 빨라지는 부분에서 속도를 높이고, 잔잔한 부분에서는 페이스를 낮추는 재미있는 방법입니다.
    • 언덕/트레일 파틀렉: 오르막에서는 강하게 달리고 내리막에서 회복하는 등, 자연 지형을 훈련 도구로 삼아 근력과 파워를 기릅니다.
  • 목표 지향적 파틀렉 (정형적)
    • 시간 기반: ‘1분 빠르게 / 2분 편하게’처럼 시간을 기준으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반복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 피라미드/래더: 빠른 달리기를 ‘1-2-3-2-1분’처럼 점차 늘렸다가 줄이거나, 한 방향으로 변화를 주는 방식입니다.

 

나에게 맞는 파틀렉: 수준별 주간 훈련 가이드

주간 훈련 계획에 파틀렉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다음은 수준별 예시입니다.

🏃‍♀️ 초급자

훈련의 ‘놀이’ 측면에 집중하며 달리기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화요일 (파틀렉 훈련): 10분 웜업 후, ‘1분 빠르게 달리기 / 2분 걷기 또는 조깅’을 8회 반복합니다. 10분 쿨다운으로 마무리하세요.
  • 일요일 (장거리): 4~6km를 걷거나 가볍게 달려보세요.

🏃‍♂️ 중급자

빠른 구간의 시간을 늘리고 회복 시간을 줄이며 훈련 강도를 높여보세요.

  • 화요일 (파틀렉 훈련): 15분 웜업 후, ‘2분간 개인 10k 페이스 / 1분 조깅’을 10회 반복합니다. 15분 쿨다운으로 마무리하세요.
  • 토요일 (자유형 파틀렉): 10분 웜업 후, 30분간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해 자유롭게 파틀렉 훈련을 즐겨보세요. 10분 쿨다운은 필수입니다.
  • 일요일 (장거리): 12~16km의 장거리 달리기를 소화합니다.

🏃💨 상급자

회복 구간을 단순 조깅이 아닌, 의미 있는 ‘플로트’ 페이스로 달려 훈련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 화요일 (파틀렉 훈련): 15분 웜업 후, ‘5분 템포 페이스 / 2분 30초 조깅’을 4회 반복합니다. 15분 쿨다운으로 마무리하세요.
  • 목요일 (인터벌 훈련): 15분 웜업 후, 5k 페이스로 800m 달리기를 6회 반복합니다(각 2분 회복). 15분 쿨다운을 실시합니다.
  • 일요일 (장거리 파틀렉): 18~22km 장거리 달리기 후반 5km 구간에서 ‘3분 마라톤 페이스 / 2분 플로트’를 3회 포함시켜 레이스 상황을 대비합니다.

이것만은 피하세요! 흔한 실수와 해결책

  • 실수 1: 초반에 너무 강하게 달리기
    • 해결책: 빠른 구간은 전력 질주가 아닌 ‘적당히 힘든’ 강도로 시작해 훈련 전체를 마칠 수 있도록 페이스를 조절해야 합니다.
  • 실수 2: 너무 느리게 회복하기
    • 해결책: 회복 구간을 너무 느리게 조깅하면 젖산 처리 능력을 키우는 훈련 효과가 반감됩니다. 걷지 않고 ‘달리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실수 3: 웜업과 쿨다운 생략하기
    • 해결책: 부상 위험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본운동 전후로 항상 각각 10~15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파틀렉은 과학적인 훈련 효과와 놀이의 즐거움을 결합한 독특하고 강력한 훈련법입니다. 훈련의 단조로움을 깨고, 달리기에 대한 새로운 동기 부여를 찾고 싶다면 오늘 당장 여러분의 훈련에 ‘속도 놀이’를 추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